[책] 만들면서 배우는 클린 아키텍처 리뷰

1. 왜 읽었나요?

이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영속성 계층이 비대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구글에게서 사용자 정보를 받아오는 GoogleProvider나 요청 헤더에서 액세스 토큰을 추출하는 AccessTokenExtractor까지 영속성 계층에 속해있었다. 우리 팀에 각 계층은 하위 계층만 참조할 수 있다는 룰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비스 계층에서 참조하려면 영속성 계층밖에 없었고, 그 결과 저 클래스들은 전부 영속성 계층이 되었다. 따지고 보면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보관하는 역할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입력값 검증을 진행하면서 팀원과 의견이 갈렸던 경험도 하나의 원인이었다. 나는 단순 입력값 검증은 컨트롤러 계층에서 검증 어노테이션을 이용해 진행하고, DB 조회가 필요한 검증(ex: 중복된 태그명인지 등)은 서비스 계층에서 진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팀원은 객체의 변경 가능성을 이유로 서비스 계층에서도 단순 입력값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었다. 결국 나의 의견대로 진행하되, 빌더 패턴과 final 키워드를 사용하여 변경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때의 갈등은 나에게 '어떤 설계가 더 옳았을까?'라는 질문을 심어주었고 대체 클린 아키텍처가 뭔데!? 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구입했다.

 

2. 헥사고날 아키텍처란?

• 클린 아키텍처의 원칙들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만든 아키텍처이다.
• 육각형 안에는 도메인 엔티티와 유스케이스가 있다. 육각형에서 외부로 향하는 의존성이 없기 때문에 마틴이 클린 아키텍처에서 제시한 의존성 규칙이 그대로 적용된다.
• 육각형 바깥에는 어플리케이션과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어댑터가 있다.
  • 왼쪽에 있는 어댑터는 어플리케이션 코어를 호출하는 어댑터이다.
  • 오른쪽에 있는 어댑터는 어플리케이션에 의해 호출되는 어댑터이다.
• 어플리케이션 코어와 어댑터 사이에 통신이 가능하려면, 어플리케이션 코어가 각각의 포트를 제공해야 한다.
  • 입력 포트: 코어의 유스케이스 클래스 중 하나에 의해 구현되고, 어댑터가 호출하는 인터페이스
  • 출력 포트: 어댑터에 의해 구현되고, 어플리케이션 코어가 호출하는 인터페이스
• 헥사고날 아키텍처를 적용하면 도메인 코드가 바깥쪽 코드에 의존하지 않는다. 따라서 영속성이나 UI에 특화된 모든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도메인 코드가 탄생하고, 도메인 코드를 변경할 이유가 줄어들어 유지보수성이 좋아진다.

 

3. 어떤 점이 좋았나요?

계층형 아키텍처의 취약점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계층형으로 프로젝트를 하나라도 진행해 본 사람이라면 1장에서 소개하는 계층형 아키텍처의 위험성에 공감하며 읽지 않았을까? 이 책에서는 2장부터 10장까지 계층형 아키텍처의 위험 요소를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담고 있는데, 계층형 아키텍처를 유지하더라도 이런 부분을 숙지해두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계층형 아키텍처에서 편한 길을 선택하더라도 그 길 앞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11장에서 설명해주기 때문에, 헥사고날 아키텍처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읽어보면 분명 도움이 될 내용이었다.

 

4. 어떤 점이 별로였나요?

이 책에서 클린 아키텍처의 구현체로 제시한 헥사고날 아키텍처가 별로였다. 1년 뒤에는 다르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내 눈에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느낌이었다. 중간에는 사고가 극단적으로 흘러서 '그렇게 치면 결국 모든 클래스마다 메서드 하나만 두는게 정석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있는 예제 프로젝트는 규모가 작아서 괜찮았지만, 규모가 조금만 커지면 엄청난 인터페이스와 클래스 더미에 뒤덮일 것 같았다. 클래스 수가 그렇게 많은데 구조를 파악하기 쉽다고? 난 잘 모르겠다🤔

 

5. 소감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전 프로젝트의 구조에 대해 되짚어봤고, 하위 계층만 참조 가능하다는 룰의 이면에 비대한 영속성 계층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팀원과 치열하게 의견이 갈렸던 ‘입력값 검증을 어디서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조언도 얻을 수 있었다. 팀원과 조금이라도 더 깔끔한 설계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론적으로 지난 프로젝트는 그다지 객체지향적인 구조는 아니었던 것 같다🥲 볼륨이 작아서 티가 덜 났을 뿐... 헥사고날 아키텍처는 내가 찾던 정답은 아니었지만, 정답에 대한 힌트가 되기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객체지향에 대한 초심을 되찾고 싶다면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